지중해식 식단을 만들 때 빠질 수 없는 핵심 재료가 바로 올리브유다. 올리브 특유의 향미를 그대로 간직한 올리브유는 파스타 등의 양식에서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는 식재료로 사랑받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강상 이점도 자랑한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를 할 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피부나 머리카락 등에 발라 주면 건조감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외에 올리브유가 자랑하는 효능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다.
1. 심혈관질환 예방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올리브유 23g(약 1.5테이블스푼)을 매일 섭취하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올리브유에는 단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불포화지방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인 기름을 말하는데, 체내 흡수력이 낮아 혈중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올리브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 폴리페놀은 활성산소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해 준다. 이는 혈소판 응결을 막고, 혈관을 확장해 주며 염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혈액 속 지질 수치가 높은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먹으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식재료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 마르타 구아쉬 페레(marta guasch-ferre)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미국 성인의 올리브유 소비와 전체 및 원인별 사망 위험’ 논문을 살펴보면, 하루에 7g(0.5 테이블스푼) 이상의 올리브오일을 섭취한 사람들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19%가량 낮아졌다. 또 평상시 음식을 섭취할 때 사용하는 마가린, 버터, 마요네즈 등을 올리브유로 대체할 경우 총 사망 위험과 원인별 사망 위험이 8~34%가량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2. 노년기 건강 도움스페인 세비야 대학교(university of seville) 연구진이 2023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올리브유의 70~80%를 구성하는 ‘올레산(oleic acid)’은 노년기에 찾아오는 인지 기능 장애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연구진은 올레산이 뇌의 인지질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것을 확인했다. 특히 올레산은 뇌 신경계를 구성하는 뉴런 세포를 감싸는 지방층 ‘미엘린(myelin)’을 구성하는데, 우울증이나 알츠하이머 등을 앓을 때 미엘린과 뉴런이 손상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약간의 올리브유를 섭취해 주면, 올레산이 노화로 인한 미엘린 손상을 막아 인지 기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다.또 연구진은 올레산이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오메가 9 지방산으로도 불리는 올레산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요소인데, 항산화 효소의 합성과 활성을 직접 조절하는 효과를 보인다. 올레산이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피부의 산화를 막아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고 주름이 깊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다.
3. 관절염 개선올리브유는 항염증 작용이 뛰어난 식재료로 손꼽힌다. 그중에서도 올리브를 저온에서 압착해 처음 얻은 기름을 말하는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올리브유’는 ‘올레오칸탈(oleocanthal)’이라는 천연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다. 올레오칸탈 성분은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cox 효소를 억제하는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와 유사한 역할을 해 천연 진통제이자 항염증제로 불리기도 한다. 또 올레오칸탈 성분은 연골이 파괴되는 것을 막는 단백질 ‘루브리신’을 생성하는 데 도움을 줘,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
올리브유 먹을 때 주의할 점은이렇게 올리브유는 건강상 많은 이점을 자랑하지만, 주의해야 하는 점도 있다. 장이 과민한 경우라면 올리브유를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올리브유는 장에서 대변의 움직임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데, 과량 복용 시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이탈리아와 미국 등에서 올리브유와 아라비카 커피를 섞은 ‘올레아토’ 커피가 판매되기도 했는데, 이를 마신 사람들이 복통과 설사, 복부 경련 등의 증상을 호소한 사례도 있다.또한 올리브유는 가열하면 효능의 대부분이 사라지는 만큼, 불을 사용하는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올리브유는 다른 식용 기름에 비해, 기름을 가열할 때 연기가 나는 온도인 발연점이 낮은 편이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기준으로, 발연점은 약 180~210°c 정도다. 올리브유가 발연점을 넘기게 되면 산패되면서 발암물질 ‘벤조피렌’과 ‘알데하이드’가 생성되고, 폴리페놀 등의 이로운 성분들은 열기에 타 사라지게 된다. 게다가 불포화지방산에 열을 가하게 되면, 트랜스지방으로 변해 체내에 쉽게 쌓이게 된다. 따라서 올리브유를 요리에 사용할 때는 요리의 마무리 단계에 가볍게 뿌려 주거나, 약불에 가볍게 볶을 때만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