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고령화가 됨에 따라 부정맥 유병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부정맥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는 기존보다 35% 이상 증가했다. 작년 한 해에만 약 20만 명이 부정맥으로 진료를 받았으며 남자보다 여자가 많았다. 한편 부정맥은 돌연사의 원인 중 약 90%를 차지하는 주범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인식과 예방이 필수적이다.
부정맥의 정의와 원인심장은 2개의 심방과 2개의 심실로 이루어진 장기로서 지속적인 수축과 이완을 통해 체내의 모든 장기에 필수적인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 역할을 한다. 펌프라고 표현했듯이 실제로 일종의 전기 자극에 의해 심장은 움직이고 이 자극은 우심방에 위치한 동방결절이라는 부위에서 저절로 발생하여 심장 내의 여러 전달체계를 따라 움직이며 규칙적인 박동을 만들어낸다. 안정 시 정상적인 심박수는 60-100회 정도다.
심장 내 자극의 전도가 불규칙적으로 일어나거나 자극 발생이 다른 부위에서 일어나는 등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날 경우 넓은 의미로 ‘부정맥’이라고 표현한다. 부정맥이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 있는데 비정상적인 전도조직이 존재하는 등의 심장의 선천적 질환, 심근경색, 고혈압, 심부전 등의 후천적 질환, 커피, 술, 담배와 같은 기호식품, 당뇨, 갑상선 기능 항진증,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이차적인 문제, 스트레스, 노화 등이 있다.
부정맥의 종류부정맥의 종류는 크게 심박수가 느려지는 서맥성 부정맥, 빨라지는 빈맥성 부정맥, 정상 리듬보다 빠르게 나오는 조기 박동 등이 있으며 각각 세분화되어 다양한 종류의 부정맥이 있다. 서맥성 부정맥은 동기능부전, 방실전도장애 등이 있으며 빈맥성 부정맥은 심방세동, 심방조동,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 wpw 증후군, 심실빈맥 등이 있고, 조기박동에는 심방조기수축, 심실조기수축 등이 있다. 이런 부정맥들은 혼재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부정맥의 증상 및 합병증부정맥의 종류에 따라 무증상이 있는 반면, 경우에 따라 급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급한 경우도 있다.
1. 두근거림(심계항진):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은 본인의 심장박동을 느끼지 못한다. 부정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증상이며 실제로 임상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2. 불규칙적인 리듬(맥이 건너뜀): 평상시에는 괜찮은데 가끔씩 맥박이 한두 번 뛰지 않는 느낌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3. 어지러움, 실신, 피로감: 부정맥으로 인해 심박출량에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머리나 체내에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어지러움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실신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항상 무기력감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4. 가슴통증, 가슴불쾌감: 갑작스러운 부정맥으로 인해 가슴통증 및 불편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협심증과 같이 혈액 순환장애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5. 호흡곤란: 부정맥으로 인한 심박출량의 변화로 갑자기 숨쉬기 힘든 느낌이 들 수 있다.
6. 뇌졸중: 부정맥으로 인해 혈류의 흐름에 문제가 발생하여 심장 내에 혈전이 발생하고 이것이 혈액을 따라 이동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7. 급사: 심한 부정맥으로 인해 심장이 정지되어 사망할 수 있다.
부정맥의 진단부정맥은 증상이 있을 때 검사를 해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없는 경우 검사를 하면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평상시에 오랜 기간 괜찮다가 몇 달에 한 번 발생하는 증상들은 단순한 일측성 검사를 통해서는 진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다양한 검사들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같은 검사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진단이 늦어져 단순 정신과 질환으로 생각해 약을 먹는 경우도 종종 있다.
1. 병력 청취: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맥의 가능성이 맞는지에 대한 평가이다. 증상에 대한 의사와의 자세한 상담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2. 표준 12유도 심전도: 부정맥 진단의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 부정맥의 경우 정상적인 파형에 문제가 생겨 심전도의 모양과 리듬이 바뀌게 되므로 부정맥의 존재여부 및 종류, 원인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 실제 검사 시간이 몇 분 정도이므로 환자의 심장 리듬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 24시간 심전도검사(홀터검사): 소형의 심전도 기계를 몸에 부착하고 24시간 내내 환자의 심장 리듬을 기록하는 것으로 갑자기 생겼다가 없어지는 부정맥의 진단에 도움이 된다.
4. 전기 생리학적 검사: 카테터를 이용해 심장 내부의 여러 부위에서 전기활동을 측정하여 이상 여부를 관찰하는 검사이다. 검사와 동시에 전극도자절제술 등의 시술이 이루어진다.
5. 심장초음파: 심장의 형태 및 심박출량, 혈액의 흐름 등 다양한 기능을 평가하고 부정맥과 관련하여 혈전 등의 유무를 평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부정맥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1주일간의 심장 리듬을 평가하는 event recorder, 체내에 매립하는 loop recorder 등이 소개되고 있으며 애플, 삼성 등의 스마트 워치로 1년 365일 손쉽게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도 사용되고 있다. 1채널이라는 제한점이 있으나 대부분의 부정맥을 평가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부정맥의 치료부정맥의 치료는 서맥성 부정맥, 빈맥성 부정맥, 조기박동에 따라 달라진다.
1. reassurance: 간헐적인 심방조기수축, 심실조기수축 등의 임상적인 의미가 크지 않은 부정맥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2. 항부정맥약제: 부정맥의 발생을 예방하는 약물이며 다양한 작용기전에 따라 i-iv군, digitalis 제제 등이 임상에 쓰이고 있다.
3. 인공 심박 조율기: 서맥성 부정맥과 같이 서맥이 심하거나 이로 인해 실신 등의 상황이 발생한 경우 심장의 내부에 규칙적인 전기리듬을 발생시키는 심박 조율기를 심어 응급상황을 예방하는 치료다.
4. 전기적 심율동전환: 심실빈맥과 같은 급사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만 체내에 매몰된 기계를 통해 심장에 직류전기충격을 주어 응급상황을 해결하는 치료다.
5. 전극도자절제술: 도관을 통해 부정맥을 유발하는 심장부위에 전기충격 또는 고주파를 주어 조직을 절단하거나 제거하여 부정맥의 발생을 없애는 치료다.
6. 수술: 상기 치료방법에도 효과가 없는 청소년 환자들의 경우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부정맥의 원인부위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부정맥의 예방술, 담배 및 카페인의 섭취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적당한 방법으로 잘 해소시키고 유산소 운동을 생활화하여 체중조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 시에는 심장에 부담이 덜 가도록 약한 강도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강도를 올리는 것이 좋다. 만약 부정맥에 대한 시술 및 약물치료 중이라면 재발 예방을 위해 주치의와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관리가 필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엄문용(내과 전문의)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